집에 왔다 가기 전엔 걱정이 많았다

내가 살쪄서 안좋아할거야

내가 에너지가 없어서 안좋아할거야

그러면 또 나한테 뭐라 하겠지? 왜이렇게 살쪘냐 힘이 없냐.. 휴가 받아서 뭐하고 있냐.. 그러면 또 뭐라 대답하지?

근데 생각보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다

공항에 아빠가 데리러 오셨다

엄마가 너무 피곤한 것 같다고 걱정해주셨다

그냥 아무말 안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조용히 차타고 갔다

편했다

할아버지댁에 갔다 어버이날 기념으로 이모들이 모였다고 한다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나느 속으로 사실 또 예뻐졌네 뭐했네 하는 얼굴 평가를 하실 것 같아서 걱정했다

그런데 아무도 그렇지 않았다 그냥 다컸네 오랜만이다 하고 그냥 일상 이야기 한다

이게 가족이구나

그냥 호들갑 떨지 않고 괜히 친한척 밍글링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이

아 이런 관계가 가능했지

그동안 무엇인가 되려고만 했다 증명하려고 했고 어떤 사람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나는 그냥 나 자체로 우리 가족의 일원이고 구성원이고 예원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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